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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일기

아라가미(荒神, 2003) 누구나 그렇겠지만 영화든 소설이든 수준 높은 것을 보고 싶지 수준 낮은 것을 보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내가 재미있었고 내가 감동을 느꼈다 해도 다른 사람이 별로다, 라고 하면 그때 내가 느낀 재미나 감동마저도 가짜인 것처럼 느껴져 버리고 만다. 딴에는 괜찮다 싶어서 골랐고 재미있게 기분좋게 보고 나왔는데 나중에라도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가 무슨 트러블이 생겼네 어쩌네, 감독이 트러블이 생겼네 어쩌네 하는 소식을 들으면 그게 기분이 불쾌한 것처럼, 인터넷 게시판이나 오프에서 영화평이 안 좋게 된 걸 보면 이번에도 실패인가! 하고 울컥하는 기분이 들어 참을 수가 없다. 객관식 시험에 길들여진 한국인은 자신이 이거다 하고 탁 고른 것이 어떤 계기로 '틀렸다' 내지 '잘못되었다'는 단어로 귀결되는 순간 참을 수.. 더보기
임건순 씨 당신은 읽지 마세요 나는 읽을 테니까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1061472881 [임건순의 제자백가] 사마천의 '사기'는 가라 [임건순의 제자백가] 사마천의 '사기'는 가라, '사기'의 임금 개인에 대한 도리·은혜보다 자유·자존을 위한 용기와 결단을 얘기한 서구 페리클레스의 시민정신을 배워야 임건순 < 동양철학자· www.hankyung.com 임건순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나는 모른다. 이 사람보다 동양 고전에 대해서 더 잘 안다고 자부할 자신도 없다. 자부할 자신이 없다고 해서 할 말을 못한다는 것도 아니니 이렇게 별 것 아닌 잡문을 쓴다. 나는 우선 임건순이라는 이 작자의 얼굴이 짜증난다. 그리고 이 작자의 말하는 태도가 재수없고, 그 말하고 있는 내용이 역겹고, 그것을 통해서 얻으려.. 더보기
자유로운 인간들의 삼일절(feat.일본관광)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백성들에게는 세 가지의 병폐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마 그것마저 없어진 듯하다. 옛날에 뜻이 거창했던 사람은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고 주견대로 했으나, 지금의 뜻이 거창한 사람은 주견도 없이 함부로 한다. 옛날에 자긍심이 강한 사람은 엄격하고 모가 났으나 지금의 자긍심 강한 사람은 성내고 싸움이나 한다. 옛날에 어리석은 사람은 정직했으나 지금의 어리석은 자는 속이기만 할 뿐이다." (김형찬 옮김 논어 양화편16) 제목을 저리 거창하게 꼽기는 했지만 나도 '찌질한 인간'에 포함되는지라 저 제목으로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는 쓰는 지금도 의문을 갖고 있다.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하고,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 더보기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다"는 위선 구역질나는 소리 가운데 하나다. 인간의 추악함이 가장 잘 드러날 때는, 자기는 남보다 우월하다는 선민사상, 누군가와 자기 편을 구별지어서 자기 스스로에게 선량하다, 인간적이다, 하는 감정을 붙이면서 자기 외의 그 누군가를 지목해서 추악하고 비도덕적인 것으로 몰아 배제시키려 드는 데서 시작한다. 도덕이니 윤리니 하지만 결국 자기 외의 다른 것을 배제하고 배척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더보기
예수쟁이와 배우와 기자들과(feat.나무위키 꺼라)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88474&code=23111111&sid1=co 무속인 전문 전도대가 간다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주택가.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암’ 점집 문을 두드리며 무속인(무당)을 찾았다.“안녕하세 news.kmib.co.kr 이러한 차에 도키 탄정소필 요리토(土岐弾正少弼) ・ 니카이도 시모쓰케 판관 유키하루(二階堂下野判官行春)가 이제 히에이(比叡)의 마장(馬場)에서 가사가케(笠懸, 마상궁술)를 하고 연극(芝居)을 보며 술을 마시다 시각을 넘겨 그것도 한밤중에 돌아오고 있었는데, 무단으로 히구치(樋口)의 히가시토인(東洞院) 거리에서 어가 행차와 맞닥뜨렸다. 말을 타고서 어전을 달려.. 더보기
불교는 원령이나 귀신의 앙화를 말하지 않는다(feat.1:29:300의 법칙) 세존이 가르친 것은 귀신이나 원령의 앙화 혹은 기복 같은 것이 아니라 인과(因果)이다. 원인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존재하고, 결과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로부터의 원인이 필요하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어떠한 결과는 그 원인의 발생으로부터 결정되어 있다는 것. 사람들은 생각보다 어떤 사건의 원인을 단순히 뒤로 거슬러 올라가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 엄청난 사건을 보면 그 이전에 그 엄청난 사건의 원인도 그만큼 엄청났으리라고 생각하고, 사건의 시작을 짚어 올라가면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나는 무언가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만큼이나 원인을 찾는 것 역시 귀찮고 복잡하고 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어떤 하나의 큰 사건이 일어나기 .. 더보기
냉소적으로 살지 말라는 그 말 https://youtu.be/H07z5bUvWp8 지들은 운 좋게 성공했으니까 저런 속 편하고 배 부른 소리를 쉽게 할 수 있는 거지. 저런 식으로 '냉소적으로 살지 말라'는 소리가 더욱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인간은 원래 가식 투성이다. 더보기
학습된 무기력이란 https://youtu.be/hD59jBk9Pz0 제나라 선왕이 "탕왕은 걸왕을 내쫓았고, 무왕은 주왕을 정벌했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전해 오는 기록에 그러한 사실이 있습니다"고 대답했다. 왕이 물었다.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것이 옳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인(仁)을 해치는 자는 '남을 해치는 사람'[賊]이라고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는 '잔인하게 구는 사람'[殘]이라고 합니다. 남을 해치고 잔인하게 구는 자는 인심을 잃어 고립된 사람[匹夫]일 뿐입니다. 저는 인심을 잃어 고립된 사람인 걸과 주를 처형했다는 말은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맹자 양혜왕 하) 거창하게 맹자를 인용하기는 했지만, 쉽게 생각하면 된다. 저건 살인이 아.. 더보기